여보,
왜 그 짐 혼자 지고가려 하시오 ᆢ
주께서 우리로 부부로 짝지어 주셨을때 서로의 짐을 함께 지고가라 하셨을텐데 ᆢ
함께 지는 짊의 가벼움을 맛보여 주고 싶으셨을텐데
왜 당신 늘 그 무거운 짊 혼자지려 하시오 ᆢ
그 모습 바라보는 내 가슴이 더 무겁소 ᆢ
돕는 베필로 나를 보내셨으니 당신과 함께지는 멍에가 행복한 가벼움일터인데
나를 만나고 여전히 홀로 오르막길 오르는 당신의 무거움이 가슴 아프오
오손 도손 함께 기대어 살아가는 살뜰한 행복이 바란 전부였는데 ᆢ
귀한 왕비 대접 바라고 당신을 만난 게 아니었는데 ᆢ
이리 귀히 왕궁에 모셔주니 감읍할 따름이긴 하오나
여보 난 외로운 인현보다
남의 시선 아랑곳 않고 서로의 땀을 닦아주며 함께 지는 멍에가 더욱 정겨운
남편 흉, 자식 흉 배 내어놓고 지껄이며
자식 유세 남편 유세 떨어대는 평범한 아낙이고 싶었었소 ᆢ
여보 홀로 지고가는 짐이 많이 무거워 보이오
여보 홀로 지고가는 그 굽은 등이 많이 고단해 보이오 ᆢ
여보 내 여기 있으니 함께 지고 갑시다 ᆢ
당신 홀로 진 짐으로 뜨는 밥 한 술이 내게 어찌 행복이리오 ᆢ
당신 송송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어찌 내게 기쁨이리오 ᆢ
여보 나 여왕 안할라오 ᆢ
나 여왕 아니어도 괜찮소 ᆢ
나 어설픈 아낙이어도
나 당신 곁에서 송글 송글 그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라도 닦아주고 싶었소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함께 하고 싶었니이다 ᆢ
나 여왕 삼아 줌이 감읍하긴 하오나 ᆢ
여보 나 그래서 더욱 외로웠오 ᆢ
나 그저 당신의 돕는 베필로 주께서 지워주신 그 목적대로 나 그렇게 살아가게 해 주오 ᆢ
그 기쁨이 내게 더욱 컸다오 ᆢ
당신에게 괜스레 떨어보는 그 유세가 사랑을 확인받는 행복이었다오 ᆢ
비록 이해받지 못해 더욱 외로운 인현이 되어갔었어도 ᆢ
이젠 왠지 생소하고 먼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 그려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