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_13장 은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예루살렘으로 온 다윗이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 Chronicles 13:1 (NKJV):
1. Then David consulted with the captains of thousands and hundreds, and with every leader.
역대상 13장 1절 (개역개정):
1. 다윗이 군 지휘관들과 백성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의논하여 이르되
1 Chronicles 13:3 :
3. "Then we will go and fetch God's Covenant Box, which was ignored while Saul was king."
역대상 13:3 (번역):
3. 우리가 가서 사울이 왕으로 있는 동안에는 신경쓰지 않았던 하나님의 법궤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게 다윗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모든 백성들에게 이를 공포하고 남쪽 국경 끝에서 북쪽 경계 끝까지 이스라엘 전역의 온 백성들을 불러 모아 당시 언약궤가 있던 기럇 여아림으로 갔습니다.
백성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하프와 북과 심벌즈,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가 연주되는 행렬들이 이어지는 그야말로 나라의 대잔치 분위기 였습니다.
그러나, 아미나답의 집에 있던 언약궤를 새 수레에 실어 옮기던 중, 수레를 끌던 소가 발을 헛디뎌 수레가 흔들리며 법궤가 넘어질 위기에 처하게 되자 웃사가 법궤를 붙잡으려고 손을 댑니다. 하지만 이 일로 하나님께서 진노하시고 웃사를 치십니다. 하나님께서 웃사를 벌하신 일로 다윗이 분노합니다. 흔히 우리 말로 빡쳐 버린 것 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언약궤를 오벳에돔의 집에 두고 와 버립니다. 언약궤는 그 후 3개월 동안 오벳에돔의 집에 있었는데, 그 동안 하나님은 오벳에돔의 집과 그에게 속한 모든 것들을 축복하셨다는 이야기로 13장의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사무엘하6장8절에서는 이 일로 그 장소를 "페레즈 웃사"라고 불렀다고 이야기 합니다.
#페레즈 웃사(Perets Uzzah, פֶּרֶץ עֻזָּה)의 의미
페레즈 웃사(פֶּרֶץ עֻזָּה, Perez Uzzah)는 "웃사를 터뜨리심" 또는 "웃사를 치심"이라는 뜻입니다.
히브리어 "פֶּרֶץ" (péreṣ, 페레츠)는 "터지다, 깨뜨리다, 돌파하다, 무너뜨리다"라는 뜻을 가집니다.
#사건_발생_시기
이 사건은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된 직후, 즉 기원전 약 1000년경에 일어났습니다. 다윗이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이 된 후 7년 6개월을 다스린 이후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되어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은 뒤에 일어난 일 입니다.
여기서 잠시 언약궤의 이야기를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언약궤
언약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과 맺은 언약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이동할 때는 이 언약궤가 앞서가며 하나님께서 동행하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언약궤는 성막 안에 두어졌고, 나중에는 성전 내 지성소에 보관되었습니다.
언약궤 속에는 하나님의 율법이 기록된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십계명이 새겨진 두 돌판과 만나를 담은 금항아리, 모세의 싹난 지팡이가 보관되어져 있었습니다.
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에는 언약궤를 옮길 때 규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언약궤를 옮길 때의 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레위 지파 중 고핫 자손이 운반해야 함.
- 어깨에 메어 운반해야 하며, 수레를 사용하면 안 됨.
- 사람의 손이 닿으면 죽음.
민수기 4:15 – “그 후에야 고핫 자손이 와서 멜 것이니라”신명기 10:8 – “여호와께서 레위 지파를 구별하여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게 하시며”출애굽기 25:14 – “채를 궤 양쪽 고리에 꿰어 궤를 멜 것이며”민수기 7:9 – “고핫 자손에게는 주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성소의 일을 할 것이며 어깨에 메어야 할 것임이더라”민수기 4:15 – “그것들이 거룩하므로 만지면 죽으리라”
#언약궤가 기럇여아림으로 오게 된 과정
거슬러 엘리 제사장 때의 에벤에셀 전투로 올라갑니다.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쟁에서 패배(사무엘상 4장)하며 블레셋에게 들고 나갔던 언약궤를 빼앗깁니다.
블레셋은 언약궤를 자신들의 우상 아스돗의 다곤 신전에 두었으나, 다곤 신상이 넘어지고 부서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후 블레셋에 종기(전염병)가 퍼지고, 가드, 에그론 등등언약궤를 옮기는 곳마다 재앙이 닥치자, 결국 블레셋은 언약궤를 돌려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이때 블레셋이 정성껏 새 수레를 만들어 금쥐와 금종기를 함께 넣어 아직 젖을 떼지 않은 두 마리의 어미 소가 끄는 수레에 언약궤를 실어 보냅니다. 그들은 어미 소들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이스라엘 지역인 벧세메스로 곧장 가면 하나님의 역사라고 믿기로 합니다. 블레셋은 어미 소들이 울지 않고 곧장 벧세메스로 가는 것을 확인합니다.
벧세메스 사람들이 언약궤를 맞이하지만, 호기심으로 궤를 들여다보다가 70명(혹은 50,070명)이 죽는 사건이 일어납니다.(사무엘상 6:19).
벧세메스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기럇여아림 사람들에게 언약궤를 가져가라고 요청, 이로 인해 언약궤는 기럇여아림의 아비나답의 집으로 옮겨집니다.
이후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려한 이 사건이 있기까지 20년 동안 언약궤는 기럇여아림의 아비나답의 집에 머뭅니다.
#아미나답과 웃사는 어느 지파?
아비나답(אֲבִינָדָב, Abinadab)은 기럇여아림 출신으로, 그의 집에서 20년 동안 언약궤를 보관했습니다 (사무엘상 7:1-2).
기럇여아림은 유다 지파의 땅(여호수아 15:9-10)에 속했지만, 레위인들이 함께 거주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웃사(עֻזָּה, Uzzah)와 아히오(אֲחִיּוֹ, Ahio)는 아비나답의 아들들로, 언약궤를 옮기는 과정에서 등장합니다 (사무엘하 6:3-7, 역대상 13:7-10).
하지만 성경은 그들이 레위 지파의 고핫 자손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습니다.
만약 레위 지파가 아니라면, 웃사가 언약궤를 만진 것 자체가 하나님의 율법을 어긴 행위가 됩니다 (민수기 4:15).
#하나님의 진노 VS 다윗의 분노
역대상 13:10-11에서 하나님의 진노와 다윗의 분노는 같은 어근에서 나온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 역대상 13:10 – 하나님의 진노
וַיִּֽחַר־אַ֤ף יְהוָה֙ בְּעֻזָּ֔ה
Vayyiḥar-'af YHWH be'uzzah
"여호와께서 웃사에게 진노하사"
- "וַיִּֽחַר" (vayyiḥar)는 동사 חָרָה (ḥārāh)의 미완료형으로, "타오르다, 격노하다, 불붙다"를 의미합니다.
- "אַף" ('af) → "코, 분노" (하나님의 진노를 상징)
직역하면 "여호와의 코가 타올랐다"는 의미로, 하나님의 진노가 웃사에게 불같이 타올랐다는 표현입니다.
성경에서 "코"는 고대 근동 문화에서 사람이나 신의 분노가 코에서 나오는 뜨거운 숨과 연결되곤 했다고 합니다.
2. 역대상 13:11 – 다윗의 분노
וַיִּֽחַר לְדָוִיד
Vayyiḥar leDavid
"다윗이 분하여"
"וַיִּֽחַר" (vayyiḥar) → 하나님의 진노와 같은 동사 חָרָה (ḥārāh) 사용하고 있으며,
חָרָה (ḥārāh) → "불붙다, 격노하다"의 의미
다윗의 감정도 불같이 타오르는 상태였음을 나타냅니다.
다만, 하나님의 분노에는 (אַף, 'af')가 함께 언급된 10절과 달리, 11절에서는 "אַף" 없이 다윗의 감정만 표현됩니다.
하나님의 진노(ḥārāh)와 다윗의 분노(ḥārāh)가 같은 어근을 사용합니다. 마치 다윗 자신이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 처럼 ᆢ
그러나 다윗은 이내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언약궤를 어떻게 자신에게로 운반해야 할지 신중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역대상13장 12절에 나오는 '다윗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말하기를'에 사용된 "두려워하다"로 사용된 히브리어 원어는 "וַיִּירָא" (vayyira)입니다. 이는 "יָרֵא" (yārēʾ)의 3인칭 단수 남성(그가 두려워하였다)을 나타내는 미완료형으로,
여기서 "יָרֵא" (yārēʾ)는 단순한 공포(fear)뿐만 아니라 경외(reverence), 당혹감, 존경과 두려움이 섞인 경외함의 감정을 전달한다고 합니다.
#결론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려던 다윗의 시도는 졸속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천부장, 백부장들과 충분히 의논했으며, 전국에 흩어져 사는 모든 이스라엘을 불러모으고 정성껏 새 수레를 준비할 만큼 그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사무엘하6장과 역대상 15장을 살펴보면 이 사건에 대한 다윗의 자성의 고백이 나옵니다.
하나님을 제대로 존중하지 못했으며, 하나님의 규례에 맞게 언약궤를 운반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역대상 15:13
히브리어 원문:
כִּי בַּעֲבוֹדַת יְהוָה אֱלֹהֵינוּ לֹא חֻשַּׁנוּ אֹתָהּ כַּמִּשְׁפָּט
Ki ba'avodat YHWH Eloheinu lo ḥushanu otah kamishpat.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것을 규례대로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오늘 이 말씀은 하나님의 규정을 따르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보여준다는 식의 쉬운 결과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만 그런 문제라면 다윗이 제사장들만 먹는 진설병을 먹었을 때 죽여버렸어야 하지 않으셨을까요?
하나님과 의논하지 않은 점, 굳이 사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신앙심을 과시하려 한 점, 블레셋이 언약궤를 운반한 방법을 그대로 아주 폼나게 재현한 점 등은 어쩌면 다윗이 자신의 왕권의 정당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왕권의 기반을 다지려한 시도는 아니었을까요?
그의 바로 꼬리 내리는 듯한 분노에서 경외심으로의 감정의 전환은 하나님을 팔아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싶었던 자신의 본심을 들켜버린 당혹감은 아니었을까요?
블레셋의 다곤상은 그렇게 옮겨져 그들의 성전에 안치되었겠지만, 이스라엘에 스스로 돌아오신 하나님을 수레에 실어 성막에 끌어다 넣고자한 다윗의 본심은 무엇이었을까요?
역대상14장은 이 언약궤 사건이 있은 후의 다윗의 모습에서 그가 이 사건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역대상14:1-7 : 하나님의 백성을 사랑하사 나를 세우신 하나님